아침마다 손이 뻣뻣하고 붓는 건 정말 일을 많이 해서 그런 걸까요? 평생 옷 수선 일을 해 온 제 언니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몇 달 뒤 병원에서 들은 말은 류마티스 관절염의 가능성이었습니다. 같은 손가락 통증이라도 퇴행성 관절염과 류마티스 관절염은 전혀 다른 질환입니다. 언니의 경험과 의료기관 자료를 바탕으로 초기 증상과 차이점을 정리했습니다.

류마티스 관절염 초기 증상, 아침에 손이 굳는다면
언니는 하루 종일 바늘을 잡고, 천을 당기고, 잘라서 꿰매는 일을 반복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부터 아침마다 손바닥과 손가락이 뻣뻣해지고 부어올랐습니다. 따뜻한 물에 손을 담그면 조금 나아지는 것 같아 병원 가는 걸 미뤘지만, 몇 달이 지나자 손가락과 손목이 더 붓고 아팠고 아침마다 한 시간 넘게 관절이 굳어 움직이기 어려웠습니다.
MSD 매뉴얼은 류마티스 관절염을 자가면역 질환으로 설명합니다. 자가면역질환이란 몸을 지켜야 할 면역체계가 거꾸로 자기 몸의 조직을 공격하는 병입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에서는 면역체계가 관절을 감싸고 있는 얇은 막인 활액막을 공격해 염증을 일으키고, 그 결과 관절이 붓고 아프며 오래 두면 관절이 파괴될 수 있습니다. 출처: MSD 매뉴얼
초기 신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조강직입니다. 조조강직이란 아침에 일어난 직후나 오래 쉬고 난 뒤 관절이 뻣뻣하게 굳는 증상으로, 류마티스 관절염에서는 보통 1시간 이상 지속됩니다. Johns Hopkins 관절염센터는 손가락 가운데 마디와 손가락 뿌리 관절, 손목, 발가락 관절이 초기에 흔히 침범된다고 설명합니다. 관절 증상보다 몇 주에서 몇 달 먼저 피로나 무기력, 미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짚어봅니다. 언니가 단추를 잠그거나 물건을 잡는 일조차 힘들어졌던 것도 이 과정의 일부였던 셈입니다.
- 아침에 1시간 넘게 이어지는 관절 뻣뻣함
- 손가락, 손목, 발가락 같은 작은 관절의 부기와 열감
- 양손, 양 손목처럼 양쪽에 비슷하게 나타나는 통증
- 관절 증상과 함께 오는 피로, 식욕 부진, 미열
퇴행성 관절염과의 차이, 세 가지로 구분하기
손을 많이 쓰는 일을 했으니 퇴행성 관절염이 아니냐고 묻는 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퇴행성 관절염은 의학적으로 골관절염이라고 부르며, MSD 매뉴얼은 연골과 주변 조직이 손상되면서 통증과 뻣뻣함이 생기는 만성 질환으로 설명합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이 면역의 문제라면,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이 오래 사용되면서 닳는 쪽에 가깝습니다. 출처: MSD 매뉴얼
두 병을 가르는 첫 번째 기준은 아침 강직 시간입니다. 퇴행성 관절염의 뻣뻣함은 보통 30분 안에 풀리고, 관절을 움직이면 더 빨리 나아집니다. 반면 언니처럼 한 시간 넘게 굳어 있다면 류마티스 관절염 쪽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침범 양상입니다. 미시간 의료원(Michigan Medicine) 자료에 따르면 류마티스 관절염은 양손이나 양손목처럼 몸 양쪽에 대칭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퇴행성 관절염은 한쪽에서 시작해 손가락 끝마디, 엄지, 무릎, 고관절, 척추 같은 특정 관절에 생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퇴행성 관절염에서는 손가락 끝마디에 헤베르덴 결절이 생기기도 합니다. 헤베르덴 결절이란 손가락 끝마디 관절 주변에 딱딱한 뼈 돌기가 솟아오르는 것을 말합니다. 출처: Michigan Medicine
세 번째는 전신 증상과 붓기의 느낌입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피로나 몸 전체가 아픈 느낌을 동반하지만 퇴행성 관절염은 그렇지 않습니다. Johns Hopkins 관절염센터는 류마티스 관절염의 붓기를 말랑하고 스펀지 같은 느낌으로, 퇴행성 관절염은 딱딱하고 울퉁불퉁한 뼈의 돌출로 구분합니다.
- 아침 강직: 류마티스는 1시간 이상, 퇴행성은 대개 30분 이내
- 침범 관절: 류마티스는 양쪽 대칭, 퇴행성은 한쪽 또는 특정 관절
- 전신 증상: 류마티스는 피로와 미열이 동반, 퇴행성은 관절에 국한
류마티스 관절염 진단, 미루지 말아야 하는 이유
그렇다면 의심될 때 무엇을 해야 할까요? 언니는 남편의 권유로 병원을 찾았고, 검사 끝에 류마티스 관절염 가능성을 듣고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MSD 매뉴얼에 따르면 진단은 의사의 진찰과 혈액 검사, 영상 검사를 종합해서 내립니다. 혈액 검사에서는 류마티스 인자와 항-CCP 항체를 확인합니다. 항-CCP 항체란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75% 이상에서 발견되는 자가항체로, 진단에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다만 다른 질환에서도 나올 수 있어 혈액 검사 하나만으로 진단하지는 않습니다.
진단을 미루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MSD 매뉴얼은 진단 후 가능한 한 빨리 질병 조절 항류마티스제(DMARD)를 시작해 병의 진행을 늦춘다고 설명합니다. DMARD란 통증만 줄이는 진통제와 달리 관절을 공격하는 면역 반응 자체를 조절해 관절 손상을 늦추는 약입니다. 치료하지 않으면 연골과 뼈, 인대가 손상되어 관절이 변형될 수 있고, 관상동맥 질환이나 골다공증의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고 합니다.
언니가 따뜻한 물로 버틴 것이 완전히 틀린 방법은 아니었습니다. MSD 매뉴얼도 온열 요법과 부드러운 스트레칭을 관리 방법으로 소개합니다. 다만 그것은 치료와 함께할 때 의미가 있다고 저는 봅니다. 평생 성실하게 일해 온 언니가 이제는 자신의 건강을 가장 먼저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이 글을 쓰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 아침 강직과 관절 부기가 계속되면 미루지 말고 류마티스내과 진료 받기
- 처방받은 약은 증상이 나아져도 의사와 상의 없이 끊지 않기
- 온열 요법과 부드러운 스트레칭으로 관절 굳음 줄이기
- 규칙적인 운동, 적정 체중, 금연, 충분한 수면 지키기
자주 묻는 질문
Q. 아침에 손이 뻣뻣하면 다 류마티스 관절염인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퇴행성 관절염도 아침에 뻣뻣할 수 있지만 보통 30분 안에 풀립니다. 1시간 넘게 이어지고 여러 관절이 붓는다면 류마티스 관절염을 의심하고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좋습니다.
Q. 손을 많이 쓰는 일을 하면 류마티스 관절염이 생기나요?
A. 류마티스 관절염은 면역체계가 관절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손을 많이 써서 생기는 병은 아닙니다. 다만 손을 많이 쓰면 통증을 단순한 피로로 여겨 진단이 늦어지기 쉬우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Q. 혈액 검사만으로 류마티스 관절염을 알 수 있나요?
A. 류마티스 인자와 항-CCP 항체 검사가 중요한 단서가 되지만, 다른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어 혈액 검사만으로 진단하지는 않습니다. 진찰과 영상 검사, 증상 지속 기간을 함께 봅니다.
Q. 따뜻한 찜질은 도움이 되나요?
A. 온열 요법은 굳은 관절을 푸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염증 자체를 치료하지는 못하므로, 찜질로 버티기보다 진단을 받고 치료와 함께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
언니의 일을 겪으며 저는 건강을 잃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알게 된다는 말을 다시 실감했습니다. 손이 보내는 작은 신호도 그냥 넘기지 말아야 합니다. 아침마다 손이 오래 굳거나 관절이 붓는 날이 이어진다면, 일 탓으로 미루지 말고 일찍 원인을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참고: MSD 매뉴얼 – 류마티스 관절염, MSD 매뉴얼 – 골관절염, Michigan Medicine – Comparing RA and OA, Johns Hopkins Arthritis Center – RA Sympto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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